[논설] ‘2029 세계 구석기 엑스포’ 추진 중인 연천군 대비 공주시의 전략엔 문제없나?

(사진 설명 : 2024년 공주석장리 구석기축제 구석기체험 공연팀)

대한민국 구석기 문화의 양대 축이라 할 수 있는 연천과 공주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연천군은 경기도와 손잡고 ‘2029 세계 구석기 엑스포’ 공동개최를 추진하며 국제 행사로의 도약을 준비 중이고, 공주시는 ‘석장리 세계구석기공원’ 조성을 통해 유서 깊은 구석기 유적지를 관광과 교육의 복합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두 도시 모두 구석기 문화의 현대적 재해석을 통해 지역 발전의 새로운 모멘텀을 창출하려는 전략이다. 그러나 지금 이 시점에 공주의 준비가 부족함을 없는가 생각해 볼 일이다. 연천은 이미 30회 이상 구석기 축제를 개최해온 저력을 바탕으로, 세계 엑스포라는 국제 브랜드를 향한 강한 추진력을 확보했다.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는 별칭으로 불릴 만큼 방대한 유적지를 갖춘 연천은, 이번 엑스포를 통해 평화와 생태, 역사와 문화를 아우르는 관광 허브로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이에 맞춰 경기도는 중앙정부와의 협의, 예산 확보, 조직위원회 구성까지 전폭적인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반면 공주시는 구석기 고고학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석장리 유적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국적·국제적 브랜드화에서는 다소 미진한 모습이다. 석장리는 1964년 우리나라 최초의 구석기 유적 발굴지이며, 공주는 그 역사성과 학술적 중요성에서 결코 연천에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행정적 대응 속도, 홍보 전략, 국제행사 연계 구상 등에서 보다 과감하고 주도적인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 설명 : 김동연 경기지사가 14일 ‘2029 연천 세계구석기엑스포 공동개최를 위한 설명회에 참석했다. 경기도(c))

2026년 준공을 목표로 조성 중인 ‘석장리 세계구석기공원’은 분명히 기대되는 사업이다. 전망대, 교육원, 체험공간을 갖춘 이 공원은 공주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것이 단순한 관광자원 개발에 머무른다면, 2029년 연천 세계 엑스포라는 국제적 흐름에 밀릴 수밖에 없다.

지금 공주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첫째, 석장리 구석기공원과 연계한 국제적 구석기 네트워크 구축에 나서야 한다. 연천 엑스포가 ‘세계 구석기 문화의 거점’을 지향하는 만큼, 공주도 엑스포의 공동 참가 혹은 별도의 국제 학술행사 유치 등을 통해 존재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둘째, 문화체육관광부·기획재정부 등 중앙정부를 대상으로 국비 지원 확대를 위한 정책적 설득에 나서야 한다. 연천이 경기도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있는 상황에서, 공주 역시 충청남도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지역 주민과 전문가, 문화단체가 참여하는 민관 협의체 구성을 통해, 공원의 단기적 개장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콘텐츠 운영과 브랜드 확장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역사는 기억하는 자의 것이 아니라 준비하는 자의 것이다. 공주는 우리나라 구석기 발굴의 시작점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구석기 유산을 실질적인 지역 발전 동력으로 연결할 기회를 다시 맞이하고 있다. 그러나 기회는 결코 오래 기다려주지 않는다.

2029년, 연천이 세계의 주목을 받을 때, 공주가 그 곁에서 조용히 축하만 하고 있을 것인가. 아니면, 역사적 중심지로서 함께 세계에 우뚝 설 것인가. 지금이 그 갈림길이다.

작성자 gbctv2